
◈회상 1눈을 떠보니 아직은 깜깜한 새벽인데, 벌써 하루를 열어 버렸다.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걱정거리를 떠올리다가, 입원해 계시는 장모님의 상태가 겉으로는 괜찮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해서 가장 고민스러운 일이고, 이제 막 육십에 오른 친동생 같은 아우가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주변의 현실이 변덕스러운 봄날의 비바람 같아서 요즘은 참 혼란스러운 상태의 연속이다. 아침 햇살이 연두색 숲 속으로 내려앉은 그곳은 지저귀는 이름 모를 새소리와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가 내가 좋아하는 노래의 음률처럼 들리고 한 폭의 산수화같은 풍경이 나를 맞이해주고 있더라, 아! 이래서 이 길의 이름을 소리길이라고 지었나 보다, 아내와 함께 이 길을 걷는 내내 살랑대는 바람과 흐르는 계곡물에씻기다 못해 깎이고 깎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