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산악회

나의 이야기

폭염에 녹아버린 7, 8월의 주말들 ing중

돌뫼 2024. 8. 19. 15:09

◎구월의 시 / 조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움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파라솔을 접히고

가을이 온다

 

♥태풍 종다리 때문에 덥고 습한 기온으로

열대야가 더 지속된다는 기상청의 예보에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면 기온이 조금

내려갈까? 기대감은 없어지고 최장 열대야

기록은 계속될 전망에 한숨이 나오지만

어쩌겠어요, 버티고 이겨내야 하는 것을,

이럴 때 마음으로 외치는 소리 구월아 구월

이여름 밀어낼 구월아!



 

♠ 세차게 소나기 내린 후 뜨거워진 어느 여름날

양산시 대석마을에서 원효암으로 오르며 느꼈던

숲길 속의 정취는 지금도 잔잔한 파문으로 남아

내 마음 설레게 하고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들과

정상지나 보여주는 화음늪의 광활한 목초지 같은

산정 늪의 풍경과 세차게 내리는 홍룡폭포의 

그림 같은 모습에 무더위를 잊은 여름날이었네요.

              - 천성산 원효봉 -

 

 

♠ 일 년 중에 가장 많이 오르는 산 그리고 무더운

  여름에 강추하는 산 경남 고성의 거류산은

  대표적인 코스인 엄홍길전시관에서 시작하는

  원점회귀 코스가 가장 길고 초입부 오름길만

  오르고 나면 능선숲길 좌우로 터지는 조망과

  함께 항상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이 정상까지

  따라오며 여름 산행의 별미를 맛보게 해 줍니다.

               - 경남 고성 거류산 -

 

 

♠ 대지가 뜨겁게 달궈진 어느 여름날 휴가가

끝나갈 즈음에 달려간 관룡산 들머리 관룡사

에는 평소에 오르던 코스 일부가 긴 장마에

유실되어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급히 발걸음

돌려서 찾아온 화왕산 자하곡에는 산객들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고 맨 위쪽 주차장에는

두대의 차량만이 주차를 하고 있네요 ㅠㅠ

하긴 이런 폭염 속에 산을 오르시는 분이 많이

있지는 않겠지요, 오늘 최고 기온이 35도로

예보되어 있어니 산에 온 내가 이상한 사람

같아요 ㅎㅎㅎ 그래도 왔어니 올라봅니다.

평소에 좋아하는 암릉코스로 오르는데 초입

부터 흐르는 땀에 힘들어할 즈음 도착한

정자에 세상 달관한 자세로 책을 읽고 있는

선객이 계시는데 그분 말씀이 오늘 정자에서

위로 올라 간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자하곡 골바람이 살살 불어주어 조금

쉬었다가 진행을 해보니 조금은 쉽게 느껴

지네요, 좋아하는 암릉과 주변 풍경들을 

바라보면서 쉬엄쉬엄 오르다가 바람부는 그늘진

바위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혀가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화왕산정에 도착을 합니다.

오늘 날씨는 폭염이지만 푸릇한 갈대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푸릇해지며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오늘 화왕산에 오길 참 잘한 것

같아요.        - 창녕 화왕산 -

 

 

♠ 우리 연두의 하계 야유회를 겸한 산행을 함양

용추계곡 도숫골 코스로 기백산을 올랐지요,

나 포함 아홉 분이 정상에 오르면서 흘린 땀이

한말은 되지 않을까요, 올해 여름 산행 중 가장

많은 땀을 흘린 것 같습니다 ㅠㅠ 그래도 고도가

1,000m를 넘어가니 공기가 서늘하게 느껴지고

오붓한 산행이라 서로에 대한  유대감이 조금 더

느껴진 산행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네요.

               - 함양 기백산 -

 

 

♠ 양산 내원사계곡 하면 여름 계곡 산행지

일번지라고 하지요, 하지만 올해처럼 긴

폭염이 계속되면 수량이 많이 줄어들고

계곡옆으로난 등산로를 오르는 내내 벌레

때문에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빠질 때도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 부부는 전자파 걱정 때문에 

다른 분들은 잘 쓰지 않는 목밴드 선풍기가

있어 벌레들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울 수가

있었지요, 오늘은 등산이 목적이 아니라

그냥 가벼운 트레킹 정도로 성불암계곡

으로 올라서 짚북재에 도착 후 노전암 방향

으로 한 바퀴 돌면서 적당한 물놀이 장소가

있으면 몸이라도 담그고 올 계획이었지만

결론은 주차장 근처에서 잠깐의 물놀이로

마무리를 하였지요, 계곡 옆으로 이어진

등산로는 커다란 나무들의 그늘 속에서

높지 않은 경사도로 길게 이어진 길이라

짚북재까지 크게 힘들이지 않고 갈 수가

있었고 노전암방향 하산길 역시도 크게

급경사 없이 편안한 길이였고 계곡이 깊어

단풍 드는 초가을 즈음이면 사색의 길이

될 거 같아요, 시간이 허락되면 이 길을

걸어서 비로봉으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 천성산 짚북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