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산악회

나의 이야기

돌멩이들의 맛집 천관산(아는만큼 보인다!)12/04

돌뫼 2022. 12. 5. 16:31

♣인연이란 놈이 참 묘합니더?

고래심줄마냥 질긴 인연, 안 좋은 기억을 만들어

주는 악연, 오랜 세월 언제나 웃음 짓게 하는

좋은 인연, 어찌 인연이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

지던가요?

관계의 법칙이란 게 가족, 친척, 학연, 지연 등등

언제나 그만큼의 질량이 정해진 정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래도 코로나 이년 반을

보내면서 무르팍 딱 치면서 아 그렇구나!

우리 인연의 무게가 이 정도이구나 하고 

느끼신 분들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산 또한 나에게 좋은 기억과 추억을

남겨주는 산, 안 좋은 기억과 추억을 선물하는 산

오늘 네 번째 가보는 천관산이 나에게는 안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산인데 좋은 인연 장수

산우님들과 함산을 합니다.

 

 

 

♣77세 고무신 형님을 필두로 장수의 건재

하신 원로분들 포함 모범생들만....

 

 

 

♣支提靈山(지제 영산) 천관산의 옛 이름 중 

지제산이었고 화엄경은 지제산에 천관 보살이

산다고 적고 있습니다. 풀이를 하자면

"부처의 복덕이 쌓여있는 것과 같은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인 거 같습니다.

오는 길 버스 안에서 평소에 멘토 삼고 싶은 분

미시령 선생님의 천관산 설화에 관한 오분 

특강이 있었지요 한평생 후학을 양성하는

교직에서 은퇴하신 분 답게 열정적인 모습으로

신라 삼국통일의 주역 김유신과 천관녀의

애틋한 사랑 얘기를 해 주셨지요 그리고

마지막 맨트에 본인은 천관녀의 설화를

믿고 싶다고 하십니다, 이하동문입니다.

 

 

 

♣주차장에서 십분 정도 포장길 따라 진행하니

장천재 지나 금강굴 코스 등산로가 시작되고

조금 가파른 된비알 삼십여분 오르다 보니

살짝 조망이 열리면서 득량만의 모습을

보여주네요 선생님 스톱 외침에 가파른 숨

고르기 한번 하고 막걸리 한잔으로 심박수

안정시킨 후 진행을 해 봅니다.

 

 

 

♣숨 고르기 후 조금 더 오르니 선인봉에 

도착하고 금방 떨어질듯한 커다란 석대위에

올려놓은 것 같은 돌멩이도 지나고 나니 우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조망이 펼쳐지며  

돌멩이들의 경연이 펼쳐집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돌멩이들의 경연에

동참하여 느린 걸음으로 하나하나 눈으로

보고 마음속에 저장해가며 진행합니다.

오르는 우측으로 "잘하고 있어" 하는 것

같은 엄지 척 돌멩이도 보이고 가야 할

위쪽으로는 천자의 면류관 같은 돌멩이도

보입니다 금강굴은 이름에 비해 소박합니다.

 

 

 

♣석선봉은 멀리서 보면 허리 굽은 노승과 

같다는데 내 눈에는 영화 속 외계인 같아요

같아요 ㅠㅠ

 

 

♣석선봉을 지나 오르다 보니 높은 바위 위에

잘생긴 진돗개가 엎드려 있는 것 같은 돌멩이도

보이고 건너편 금수굴 능선과 가야 할 양근암

능선도 보입니다 대세 봉이 나오고 오를 수 없어

커다란 돌멩이 위용만 남기고 환희대가 가까워

질수록 기암괴석 돌멩이들이 줄지어 경연을

펼칩니다 첫 휴식 후 여기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진행한 옆지기 님도 문수 보현봉 앞에서

돌멩이들의 경연에 흠뻑 빠진 모습입니다.

 

 

 

♣느릿느릿 돌멩이 삼매경에 빠저 오르다 보니

당번, 천주봉을 지나는데 천관산 돌멩이들

이름들이 불가식 용어들이 많음을 느끼게

합니다 우측 위로는 진죽봉과 돛대바위가

보이고 오름 방향을 보고 좌우를 둘러봐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돌멩이들의 경연은 끝이

보이지가 않고 두 시간 정도 걸려 대장봉 정상

환희대에 도착을 합니다.

정상 쪽 능선에 올라서니 강한 바람이 불고

기온이 뚝 떨어지니 서둘러 보온 옷 꺼내입고

산 대장님의 우렁찬 식사 합시다! 소리에 

바람 없는 언덕으로 삼삼오오 모여않아

식사를 합니다.

 

 

 

♣진수성찬 차려진 즐거운 식사시간 마무리

할 즈음 선생님 집합! 호출에 환희대에 둘러않아

단체사진 한장 찍고 제일 높은 돌멩이 위에 올라

지나온 능선 위 돌멩이들 한 번 더 눈에넣고 

연대봉 가는 능선길로 진행을 합니다.

이정목 옆 지팡이와 장갑은 장수 총창님이

놓고 갈뻔한 건 안비밀이구요 ㅎㅎㅎ

 

 

 

♣환희대에서 연대봉 가는 능선길은 지리의

연하 선경 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다운 길입니다. 탁 트인 조망에 보이는

득량만의 다도해와 저 멀리 팔영산, 거금도,

한라산까지 보이는 풍경은 황홀하게 아름

답습니다 매년 장흥군 주관으로 억새제를

지내는 곳 이기도합니다 1km 남짓 이 길을

걷는 동안 여태 끝 안 좋았던 천관산의 모습이

내 마음속에서 한방에 날려버리는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행복한 마음으로 발걸음 가볍게

걷다 보니 연대봉에 도착하고 줄지어 인증

사진과 단체사진 한 장씩 남기고 봉수대로

올라봅니다 안내표지판이 가리키는 곳으로

하나하나 둘러봐도 정확히는 알 수가 없고

득량만 다도 해위로 비추는 태양빛만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나 만의 생각 일런지...

 

 

 

♣하산길 양근암 코스 역시 돌멩이들의 경연장이

펼쳐지고 잔돌 위에 덮인 낙엽 때문에 조심

조심 하산을 합니다.

정원 암과 양근암 까지는 우람한 덩치보다는

정교한 느낌의 돌멩이라 예술적 점수는 조금 더

줘야 한다 생각하며 내려갑니다.

 

 

 

♣최대한 양근암 같은 각도에서 찍어보니

백의민족 특유의 기상이 느껴진다는 생각

은 나만의 생각 이련지?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 같은 느낌의

바위도 지나고 여러 가지 형상의 돌멩이들이

하산길 내내 자기만의 포즈로 뽐내고 있어

지루 할 틈 없이 내려오는 중에 미시령 선생님

최애 조망터이자 가로로 길게 누운 이 돌멩이가

진짜 양근암으로 보인다고 하시는데 헉~~~

(선생님 너무 큰 거 아닌가요? ㅎㅎㅎ)

그 양근암에 앉아서 건너편 올랐던 돌멩이들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남기고 하산길 마지막

돌멩이 문바위를 지납니다.

 

 

 

♣耳順(이순)을 지나고 七秩(제칠질)에

들어서니 많이 산 나이는 아니지만 새로운

만듦이 두렵기도 하고 지금 가진 인연들과의

관계도 코로나 시대 지내고 보니 느껴지는

것이 있어 이제는 선연으로만 살아도 빤히

보이는 세월인데 그냥 내 살아온 세월

안에서 정리하고 비우며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보자라고 생각되는 동기가

산을 다니면서 대자연의 넓은 품속

에서 느끼고 배워오는 마음이 아닐까요?《끝》